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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회고) 나는 정말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회고 2022. 1. 1.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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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고와 일기 성격의 글이며, 다듬지 않고 생각나는 데로 작성했습니다.

     

    1) 나는 정말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2021년 초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나는 정말 힘들었다. 나름대로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고, 성적도 좋았다.

     

    하지만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개발자가 될 수는 없었다. 개발자로서의 취업은 정말로 막막해 보였다.

     

    사실 더 큰 문제는 남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좌절감이었다. 흔히 취업을 했다는 사람들의 포트폴리오, 깃허브 코드를 보면 나의 결과물은 너무 초라했다. 내가 과연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매일 걱정했다. 

     

    나는 똑똑하지 못하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매일 밤을 새워서, 공부하고 개발했다. 개발하다 해 뜨는 것을 보는 건 기본이었다. 그리고 하루 종일 내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정말 양치하면서도 고민했다. 스스로 압박을 많이 했다.

     

    어느 순간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컴퓨터 앞에 앉으면 심장이 항상 아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IDE를 켜기만 해도 심장이 아팠다.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이걸 너무 하고 싶었다. 왠지 모르게 이 직업은 인생을 바칠 수 있을 만큼 하고 싶었고, 간절했다. 왜 그런 마음이 들었고, 지금도 들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참 이상하다.

     

    그러던 졸업을 한 달여 앞두고  3개의 회사에 합격을 하게 되었고, 한 곳을 가게 되었다. 사실 택한 이유는 좀 이상하다. 연봉은 가장 적었지만, 면접관님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저 같이 개발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았다. 그게 전부였다. 

     

    2021년 9월 27일, 나는 그토록 바라던 개발자가 되었다.

     

    2) 나는 여전히 개발자가 되고 싶다.

    나는 취업 전 개발자는 개발 실력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말하는 "개발 실력"은 무조건 기술만 더 깊이, 많이 아는 것이었다.

     

    물론 개발자에게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는 1순위다.

     

    하지만 0순위로 커뮤니케이션, 도메인 이해와 같은 것들이 있었다. 

     

    사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부분들이었다. 왜냐하면 항상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만들고 싶은 것을 혼자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와 커뮤니케이션할 일도 없고, 도메인 이해가 필요가 없었다. 내가 알고 있고, 관심 있는 범위에서만 했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첫날 매입, 청구, 승인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해 하지 못 했다. 카드사와 통신을 하는데 전문, 한도, 심사 그리고 다양한 서류들까지. 개발 지식이 아닌 금융 용어들의 이해도에서 힘듦을 겪으니 의욕이 많이 떨어지고, 좌절감도 느꼈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나는 무역학과와 컴퓨터공학과를 복수 전공했고, 인턴은 해외영업 관련을 했었다. 당시의 분위기와 지금의 회사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해외영업 인턴 당시에는 하라는 일만 잘하면 됐다. 고민이 필요한 일들이 없었다. 모든 것은 정해진 매뉴얼 안에서 움직였고, 그저 잘 따르면 됐었다. 

     

    하지만 개발자 스타트업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완전히 다르다. 항상 나의 주관이 담긴 의견을 말해야 하고, 거기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누가 시켜서", "그렇게 하라고 해서" 같은 것들은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가 아닌, 나 스스로 결정해야 했다. 또한 이러한 의견을 개발자들끼리만 나누는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 하고도 공유할 수 있어야 했다.

     

    입사 후 너무 힘들었다. 머릿속에는 나름의 의견이 있었지만, 정리해서 잘 말하는 것조차 너무 힘들었다. 말하면서 스스로 길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이걸 왜 말하고 있고, 뭘 말하는 건지도 몰랐다. 심지어 내가 말하는 것이 정확한 사실인지도 항상 의심됐다.

     

    사실 여전히 다른 사람들과 업무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게 힘들고, 도메인 지식은 없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내 단점을 파악했고,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무엇인가 말하기 전 최대한 검증을 많이 하고, 천천히 생각하면서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자료들을 뒤지며, 도메인 지식과 그동안의 히스토리를 익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개발적으로도 부족한 게 많다. 예외처리, 가독성, 다른 사람이 작성한 코드 파악 등 혼자서 개발할 때는 전혀 고민해보지 못 한 부분들이다.

     

    여하튼 결론은 이렇다.

     

    난 아직 개발자가 되지 못했고, 개발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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